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우즈벡&투르크멘(09.09.14~)

2009. 9. 16 (수)

SangJoon Lee 2009. 10. 3. 05:38

2009. 9. 16 (수)

 

 

어제는 같은 알리투어에 머물고 있는 게이오대 학생 ‘유이치’와 함께 타쉬켄트 제일의 시장인 ‘초수바자’를 구경갔다. 지도를 보니 지하철이 바자 바로 앞에 선다. 동전같이 생긴 타쉬켄트 지하철 표를 사려고 창구에 물어보니 편도 400S(환율 1,900S/$)밖에 하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러 플랫홈으로 내려가자 지하철 내 경찰이 여권을 보여달라며 검사를 한다. 다소 불쾌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동네의 규정이 그렇다면 싫은 내색 하지 말고 그 규정에 맞춰야지. 게다가 지하철 역내 공간이 마치 예술작품처럼 아름다움에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구 소련시절 핵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지은 시설이라서 그렇다는데, 안타까울 뿐이었다.

 

초수바자는 커다란 돔으로 된 건물과 주변의 노점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가운데 돔 부분은 청과물 시장이 자리하고 있었고 노점은 주로 옷가게들로 이뤄져 있었다. 시장구경은 언제나 재미있다. 게다가 이런 노천시장 구경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맛있는 먹거리들 맛보기.

 

초수바자를 구경한 다음 ‘브로드웨이’라는 곳을 가 봤으나, 우리네 이태원처럼 외국인들로 가득 차 왁자지껄 했다는 옛 자취는 사라지고 말 그대로 ‘넓은 길’만 휑하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허탈했다. 그냥 곧장 돌아가자니 뭔가 아쉽다는 느낌에 브로드웨이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공원과 바자를 들러 ‘디냐’를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디냐파티 후 유이치, 그리고 독일인 ‘코비’와 함께 노천카페에서 맥주 한 잔 곁들인 저녁. 그런데 바자를 돌고 공원을 돌았던 것이 다소 피곤했던지 9시가 되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

 

아침에 직원 ‘안바르’를 만나 남아 있던 $중 일부를 작은 단위로 나누기로 했는데 그 과정에서 구권(1988년 노트) 50$받게 되었다. 왠지 찜찜함이 없지 않았지만 능글능글 웃고 있는 그를 보자, ‘별 일 있겠어?’ 하는 생각이 앞선다. 알리투어에서는 서비스 차원에서 아침마다 환전할 투숙객이 있는지 묻는데 혹시 몰라 예의 50$을 환전하고자 했더니 환전상 曰 너무 오래된 지폐라 환전이 어렵단다. (처음부터 받지를 말 것을, 그냥 OK한 까닭에 투르크메니스탄에 들어갈 때까지 이 50$ 한 장이 은근히 내 신경을 건드리는 녀석이 되 버렸다.) 어쩔 수 없이 구권 다음으로 오래된 50$을 가지고 S으로 환전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500S 95장을 건넨다. 지폐 한 장이 백 여장으로 금새 부풀어버리는 순간이었다. 

......

 

그간 제대로 업데이트 하지 못한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고자 인터넷 카페에 들렀다. 옆 자리에 앉아있는 소년이 영어로 너 누구냐, 어디서 왔냐, 나는 유학을 위한 영어시험(IELTS)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라며 영어로 말한다는 데에 신나서 들떠 있다. 이 녀석 한 술 더 떠서 한국음식을 소개시켜 줄 수 있냔다. 소개시켜 준 들 촌구석에서 올라온 고 3이 무슨 돈이 있겠는가.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다 싶어, 주변에서 다소 커 보이는 한국식당-타쉬켄트에는 유난히 한국식당이 많았다-에서 정식 한 접시 차려주고 말았다. 남부 지방(부하라 근방)에서 올라온 ‘필’이라는 이 소년은 장차 외교관이 꿈이란다. 밥 한 그릇 사주고선, ‘필, 나중에 네가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런 부탁을 한다. 장래에 네가 외교업무를 맡게 되거든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즈베키스탄 비자를 받고자 할 때 초청장 없이 받을 수 있게 해다오’라고 다소 뜬구름 잡는 부탁을 건넸다.

 

... 기분좋게 뜯기는 게 이런 것인가보다. 아니, 장래 우리나라를 위한 작은 투자로 생각함이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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