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우즈벡&투르크멘(09.09.14~)

2009. 9. 14 (월)

SangJoon Lee 2009. 10. 3. 04:54

2009. 9. 14 (월)

 

 

카자흐스탄 비자 만료일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르야스의 큰 딸이 학교 가는 시간에 맞춰서 그의 집을 나섰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렸을까, 버스와 트럭들이 긴 줄을 이룬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국경마을 ‘얄라마’에 도착한 것이다. 오늘도 하염없이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다른 차들을 뒤로 한 채 맨 앞으로 나간다. 바리케이드 앞의 국경경찰이 나를 보더니 여권을 요구한다. 한국인인 것을 확인하자 곧바로 바리케이드를 올려 나를 검문소 안으로 들여보냈다. 카자흐스탄 측에서 30분, 우즈베키스탄에서 1시간. 하지만 러시아 국경에서부터 여기까지, 매번 여권검사대에서 내 이름을 가지고 장부에 어떻게 기록해야할 지를 두고 갑론을박이다. ‘쥬운’이 맞다, ‘져언’이 맞다, 결국에는 (구 소련연방 국가들 답게) 러시아 비자에 적힌 시릴문자를 그대로 적는다. 아무튼 얄라마 국경을 넘는 데는 지난 번 쿠룬다-쉐르박티 국경을 넘던 때와 달리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국경을 지나자마자 멈춰 서 있는 트럭기사에게 환율을 물어보았다. 카자흐스탄 1T에 우즈베키스탄 12S(som) 정도 한다며 국경 바로 옆의 마을에서 환전을 할 수 있다고 귀뜸해 준다. 트럭기사의 말대로 국경을 지나자 가게들이 주욱 늘어선 국경마을이 나타났다. 눈에 띄는 핸드폰 가게에 가서 8,000T가 있는데 얼마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80,000S 주겠단다. “그래? 안녕.” 그러자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얼마 원하냐고 묻는다. 그냥 마음속으로 곱하기 ‘11.xx’ 해서 90,000S라고 하니, 그건 어렵다고 한다. “그래? 안녕.” “어, 어, 잠깐만. 88,000S는 어때?” 80km 떨어져 있는 타쉬켄트까지 가는 길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다보니, 약간 손해 보더라도 우즈베키스탄 돈을 준비해 가는 게 낫다고 생각돼 O.K. 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걸!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큰 돈 단위가 1,000S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1,000S 70장, 500S 36장 해서 88,000S를 건네주자 갑자기 주머니가 두둑해진다. 화폐의 가치와 화폐 단위의 괴리를 처음 실감케 되었다.

......

 

얄라마에서 타쉬켄트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 올라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카자흐스탄에서와 달리 도로 위를 달리는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대우 자동차들이다. 정말로 약 70%가 대우자동차이고 그 중에서 절반이 ‘시에로’비슷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승용차이고, 나머지 절반이 ‘마티즈’, ‘다마스’ 같은 경차인 것 같다. 게다가 카자흐스탄 자동차들이 과속을 일삼는 반면, 이곳의 자동차들은 100km 안팎으로 얌전하게 달린다. 한 시간 정도를 달리자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쉬켄트에 도착했다.

 

론리플래닛의 부실한 지도 한 장에 의지한 채 다시금 도시 안에서의 미로찾기가 시작되었다. GPS 없이 손바닥만한 지도 한 장에 의지해야 하기에 주요도로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내겐 가장 편한 길찾기 방법이다. 몇 번을 서성이자, 흰둥이 마티즈 한 대가 다가온다. “도와줄까요?” “아, 예. 할콰르더스트리기 거리와 푸르쾃 거리를 찾고 있어요.” “이길로 쭉 가다보면 고가도로가 나오는데 그 고가도로를 넘어서면 할콰르더스트리기 거리이고요, 할콰르더스트리기 거리 끝에 있는 큰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푸르쾃 거리가 나와요.” “아, 네. 감사합니다.”

 

 

한 30분을 헤매서 드디어 론리플래닛의 ‘our pick!’인 게스트하우스 ‘B&B Ali-Tour’에 도착했다. 여장을 풀고 주변의 길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고 카페에 들러 샤슬릭과 흘렙(빵), 챠이(녹차)로 물가를 확인. 알마티에 비하자니 ‘확실히’ 저렴하다.

 

인터넷 카페가 보였다. 스카이프가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한다. 성훈, 동관 등 지인들에게 ‘생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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