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사관에 가기 전 주변의 은행과 ATM기기를 돌아다니면서 CITI카드로 현금인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 한 은행의 여직원이 영어로 유럽계 은행인 RBS은행을 추천해줘서 문제없이 인출했다. 이란 대사관으로부터 3개월 기한 내 사용이 가능한 여행비자(1개월)를 ‘30분’만에 발급받았다(수수료 6,300T). 보통의 경우, 초청장과 몇몇 서류를 제출하고서 일주일 정도 기다리게 되는데 나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이란 대사관의 어수선한 이사분위기와 겹쳐서 새로 부임한 영사가 쉽게 비자를 발급해준 듯-라서 일반화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운이 따랐다고 할 수밖에. 비자를 받은 후 간단한 바이크 점검-사이드 미러 나사가 꽉 조여지지 않음-을 마친 다음 스티브와 헤어졌다.
......
‘카랑간다’를 향하는 중에 오른쪽 사이드 미러의 나사산이 헐거워져서인지 맞바람에 오른쪽 사이드 미러가 안쪽으로 돌아버린다. 바이크를 세우고 바르나울에서 빅토르가 준 팽이줄로 사이드 미러를 고정하고 있는데, 골드윙 라이더가 와서 멈춘다. 알마티에 사는 ‘디미트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알마티에 오게 되거든 연락하라며 먼저 떠난다.
갑자기 비가 심하게 내리친다. 게다가 돌풍까지 불어닥친다. 맞바람도 아니고 옆에서 바람이 불어대니 바람에 지지 않으려 바이크를 바람부는 방향으로 기울인 채 앞으로 나아간다. 카페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고, 벗어두었던 방수내피를 꺼내어 다시 입었다.
......
카랑간다를 지나 200km를 더 운전하니 해가 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경우, 하바로브스크-치타-이르쿠츠크에서는
아스타나와 알마티의 1,200km길 주변은 황량함 그 자체이다. 끝없는 스텝과 지평선이 펄쳐진 이곳, 여관은 고사하고 민가조차 보이지 않는다. 도로에서 벗어나 야트막한 둔덕 아랫부분에 석양을 벗삼이 텐트를 치고 숙영을 하기로 했다. 스티브와 지인들에게 안부인사 하려고 sms를 보내려는데 전파가 닿지 않는다.
......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넓은 나라. 실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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