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카자흐스탄(09.08.22~)

2009. 8. 28 (금)

SangJoon Lee 2009. 9. 25. 17:08

2009. 8. 28 ()

 

 

쌀쌀한 새벽공기에 아침 일찍 깨어나 알마티를 향해서 출발. 800km 거리를 오늘 안에 주파하겠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라이딩을 계획했다. 직선도로와 강렬한 태양. 덥다. 길 옆에 이뚜까 9호를 세워두고서 남들 눈치 살필 것 없이 자켓과 바지를 북북 벗어서 내피를 떼어냈다. 알마티를 약 400km 남겨둔 지점에서 어제 그 골드윙 라이더 디미트리를 다시 만났다. 그가 엄지와 새끼 손가락으로 전화기 시늉을 하면서 알마티에 오거든 연락하라며 먼저 스로틀을 당긴다.

......

 

알마티를 향하는 중 발하쉬 지역에 있는 발하쉬 호수에 가서 백사장을 밟아 보았다. 호수가 워낙 넓으니까 수평선이 펼쳐지고 잔잔한 파도마처 일렁인다.

 

 

이후 열기 속에서 쉬지 않고 달리다 보니 약 180km를 남겨둔 지점에서부터 온도계 경고등이 켜졌다. 이런 경험이 처음인지라 냉각수가 뜨거워져 그런가보다 생각하며 가다가 서고 쉬는 것을 반복했지만 계속 경고등이 켜진다. 예전에 성산동 저스트에서 여행준비를 할 때 온도계 경고등이 켜지면서 엔진 아랫부분의 배기관에 냉각수가 흘러서 얼룩을 만들면 십중팔구는 워터펌프가 터졌다고 보면 된다는 광일형님의 말이 떠올라 혹시나 냉각수가 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엔진 아랫부분의 구멍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물기가 한 방울 맺혀있다. 어이구, 게다가 오른쪽 프론트 포크 오일까지 샌다. 천우신조를 기대하며 이뚜까 9호를 아주아주 천천히 몰았다.

 

 

뒤에서 연신 빵빵댄다. 아직 악명높은 테헤란의 운전자들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이곳 카자흐스탄의 운전자들은 좋은 차-러시아(시베리아 지역)에서 본 대부분의 차들이 일제 중고차였는데, 여기 카자흐스탄의 경우 절반이 벤츠, BMW, 아우디 등의 독일제 자동차, 나머지 절반이 토요타나 렉서스 같은 일제다-를 타서 그런지 무조건 추월이다. ‘임마들아, 내가 지금 빨리 달리게 생겼냐!’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뒷차들의 경적에 아랑곳 없이 갓길에 바짝 붙여가면서 간신히 알마티에 도착을 했다.

 

 

낮에 만났던 디미트리에게 전화를 하니 알마티의 모터사이클 클럽 노매드세릭이 대신 마중을 나왔다. 밤이 너무 늦은지라 디미트리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었다. 디미트리와 그의 사촌인 폴은 이곳 알마티에서 바이크 샵을 운영하며 아라이, 알파인스타 등의 모터사이클 용품 카자흐스탄 총판 및 폴라리스 ATV를 수입 판매하고 있었다. 어쩐지 차고에 바이크가 많이 있더라니. (사진: 폴, 예나, 디미트리)

 

 

<고장부위>

워터펌프, 프론트 포크 오일실(고무), 체인커버, 사이드 미러 나사산

'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 > 카자흐스탄(09.08.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 8. 30 (일)  (0) 2009.09.25
2009. 8. 29 (토)  (0) 2009.09.25
2009. 8. 27 (목)  (0) 2009.09.18
2009. 8. 26 (수)  (0) 2009.09.18
2009. 8. 25 (화)  (0) 2009.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