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배 서기관의 배려로 카자흐스탄 공관에서 근무하는 현지인 ‘박티아르’와 함께 당분간 머물 숙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아스타나의 물가는 생각보다 많이 비쌌다. 몇몇 호텔을 알아보다가 1박에 6,000T 하는 곳에 2박3일을 머물기로 정했다. 4~5,000T의 저렴한 호텔도 있었는데, 위치도 좋은데다가 숙박비에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었기에 그곳으로 결정한 것이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카자흐스탄도 5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의 의무적인 거주등록 (비자등록) 제도가 존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선진국 외국인의 경우 공항을 통해 입국한 때에는 비자기간 동안은 거주등록을 할 필요가 없지만, 육로(국경)로 입국한 때에는 의무적으로 비자등록을 해야 하기에 아스타나 이민국에 가서 비자등록-초청장 첨부-을 했다. 서울에서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만들었던 까닭에 초청인 서류가 없어서 현지 여행사에 거금 5,000T를 주고 초청서류를 만든 다음 제출해야 했다. 박티아르 말에 따르면 이곳 아스타나와 알마티와의 행정처리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며, 아스타나가 전형적인 권위주의 행정방식이라면 알마티는 상대적으로 융통성 있게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오후에 이란비자를 받기 위해 ‘무작정’ 이란대사관을 방문했다. 아스타나의 대사관과 알마티의 영사관이 하나로 통합 중이라 그런지 영사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어수선했다. 알마티 현지의 영사업무 담당자인 ‘모아젠’씨가 내일모레 오전 아스타나에 와야 이란 비자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내친김에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에 들러 통과비자(transit visa)를 받고자 했지만 업무시간이 끝난 직후에 갔기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스티브에게 전화를 걸었다. 괜찮다면 어제 만났던 메가센터 뒤편의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보자고 한다. 물론이다. 그의 영국 집(‘링컨’이라는 마을)에 있는 자신의 바이크 사진을 보여주었다. 무려 다섯 대나 있다. 그 중에서 세 대 정도는 클래식 바이크를 새롭게 재탄생 시킨 것들이다. 영국에 있을 때 직업이 엔지니어였던 데다가, 또 집 근처의 가까운 친구가 바이크를 직접 만드는 ‘바이크 빌더’였기에 수리와 개조 등은 혼자서 해왔다고 한다.
스티브의 노트북으로 오랜만에 뚜까에게 메일을 보낸 후 호텔로 돌아왔다. 많이 피곤했나보다. 바로 잠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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