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터키(09.10.06~)

2009. 10. 11 (일)

SangJoon Lee 2009. 10. 30. 10:35

2009. 10. 11 (일)

 

 

부하라에서 만났던, 그리고 내게 터키 여행을 권했던 세마에게 안탈리아에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내 세마로부터 답신이 온다. “준, 너무 빠른 거 아냐? 천천히 즐기면서 터키를 여행해 봐.” 내가 생각해도 스로트를 너무 당긴 듯 싶다. 세마의 문자를 받자 이내 안탈리아에서 카쉬(Kas)지방으로 갈 생각이라면 만나보라고 세마가 말한 그녀의 친구 ‘모니(Moni)’가 떠올랐다. 곧바로 모니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모니, 난 세마 친구 상준이라고 해. 내일 모레 안탈리아를 떠나 카쉬로 향할 예정인데 숙소와 볼거리 등을 추천 좀 해 줬으면 해’ 라고.

 

 

유럽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한 해변도시 안탈리아에 도착해서 접했던 첫 ‘문화충격’은, 우습지만 서울 이후 처음 만났던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였다.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어느 컬럼니스트의 ‘골든아치’이론의 상징인 맥도날드 마크를 두 달 하고도 보름만에 이곳 안탈리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맥도날드와 유사한 패스트 푸드점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서도, 그리고 카자흐스탄에서도 패스트푸드점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화’를 의미하는 맥도날드, 그리고 스타벅스 간판을 두 달만에 마주하는 순간, 유치하고 부끄럽지만 익숙함에 호감을 느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숙소에서 3~4km 정도 떨어진 안탈리아 해변가를 걸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중해에 발을 담가본다. 남들처럼 멋지게 수영은 하지 못할지언정 발이라도 담가야지 않겠나 싶어서. 발을 간지럽히는 파도 속으로 형형색색의 조약돌들이 맑게 비친다. 혼자 자위한다. “지중해 물이 좋긴 좋구나.”

 

 

바이크 라이더로서 관심있게 보았던 것은 안탈리아 경찰들이 타고 다니는 바이크였다. 종류는 다양했지만 하나같이 650cc를 넘기는 대배기량 바이크들 이었다. 그중에 단연 내 주목을 끌었던 것은 나와 같은 기종인 BMW F650 GS를 타고 지역을 순찰하는 경찰들. 125cc 바이크로 속칭 ‘동네바리’를 하는 우리네 치안센터(파출소) 경찰관들이 처량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해변을 다녀오다가 경찰들이 가로수 그늘 아래서 바이크를 세워 둔 채 잡담 중인 것을 발견, ‘나는 바이크를 타고 세계여행 중’이라고 소개를 하고선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O.K.란다. 사진을 한 장 찍어주자, 내게 자신의 바이크에 앉아보라고 제스쳐를 취한다. 내 사진을 찍어 주겠다면서...

 

 

... 안탈리아 해변 넘어로 석양이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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