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5 (금)
아침에 발리 아저씨의 아들 컴퓨터 랜선을 내 노트북에 연결해서 블로그 업데이트와 스카이프 문자보내기를 이용해 주변사람들에게 이란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그리고 아주머니께 부탁드려 여행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라이딩기어를 세탁했다.
낮에 다시 마샤드 여행을 하려고 계획하는데, 중동에서 꽤 오랬동안 머물렀던 그레이엄이 우리(서구)의 ‘금요일’이 여기 이란에서는 ‘일요일’과 같으니 참고하라고 알려준다. 그래서인지 도심의 대부분 상점들은 문을 닫고 있고 도시는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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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을 함께 하며 발리 아저씨에게 카메라 때문에 하람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하자, 각 입구 좌우에 있는 가방보관소에다 맡기고 들어갈 수 있다고 조언해 주어 카메라를 맡기고 드디어 이란의 종교적 성지 하람 모스크에 들어가게 되었다. 엄청나게 넓은 광장과 예배당, 그리고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게 제한된 공간들.
여섯시가 되자 모스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단체로 예배를 보기 시작했다. 나를 제외한 모스크 내 모든 이들이 ‘믿음’이라는 이름 하나에 경건함이 배어나오는 일체된 행동을 보인다는 게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멍청히 서 있을 수밖에 없던 이방인의 눈에는 장엄함으로 비춰졌다. 그들의 대규모 예배(mass praying)를 보고 있자니 무엇인가 형언할 수 없는 영적 감동이 나를 감싼다. 나중에 꼭 라마단 기간에 다시 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나를 자극한다.
......
2주 전 종영된 주몽의 시청률이 90%를 넘겼다고 한다. 우리가 어린시절 인기 드라마 주인공들을 바탕으로 한 학용품-공책, 책받침, 가방 등-이 유행이었는데, 이곳 이란에서 그 인기를 주몽이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인기의 곁가지에 매달려 동아시아인 외모에 대한 호감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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