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메로보를 떠나기 전 어제의 약속대로 오전에 로만의 모터샵에 들렀다. 그곳에서 바르나울 앞의 ‘베로보’까지 함께 갈 라이더 ‘안드레이’를 만났다. 출발 전 은행문제로 재니와 통화를 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재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어도 해외통화료 때문에 사무적인 얘기만 하고 그치게 된다. 베로보에서 안드레이가 바르나울로 가는 다른 운전자를 소개시켜 준다. 안드레이 그리고 이름 모를 운전자분 덕분에 바르나울에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
엊그제 미리 연락한 것처럼 빅토르를 바르나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베로보를 떠나기 전 안드레이를 통해 빅토르에게 연락을 해 보니, 바르나울 입구에 들어서면 전화하라는 것이었다. 나를 바르나울로 안내해 준 운전자 분께 부탁하여 빅토르에게 내가 있는 곳을 알렸다.
바르나울 입구에 들어서고 한 30분이 지났을까. 흰색의 가와사키 바이크와 KTM 640 어드밴쳐가 저 멀리서 다가온다. 빅토르, 그리고 그의 집에 머물고 있는 루마니아 라이더 ‘마크’였다. 그들을 따라서 빅토르의 정비소로 간다. 마크와 함께 여행을 하는 ‘알렉스’가 거기 있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몽골여행 중에 알렉스의 KTM 640 피스톤링이 망가져서 빅토르의 정비소에 수리를 맡긴 상태라는 것이다. 그리고 피스톤링은 2주 정도 기다려야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이곳 바르나울에 올 예정이란다.
빅토르가 이뚜까 9호의 휘어진 프론트 포크를 보더니 함께 고쳐보자고 한다. 프론트 포크와 함께 프론트 휠도 조정을 받아야 할 것 같다. 프론트 포크와 프론트 휠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브레이크를 잡을 때마다 떨림과 함께 브레이크 로킹이 걸린다. 조금이나마 안전하고 편하게 여행하고 싶은 마음에 내심 빅토르의 정비를 기대한다.
빅토르를 소개해 준 토니에게 빅토르를 만났다고 sms를 보냈더니 토니가 빅토르를 얼마만큼 좋아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답신이 도착했다.
“Fantastic. Give my very warmest wishes to Victor & Lenya. I have a special place in my heart for them. Real people-hard to find these days. Tell them! -T-”
밤에 빅토르의 집에서 신세를 지기로 하고 맥주 몇 병과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빅토르의 집으로 향한다. 빅토르 문 입구에도 이고르의 집에서 보았던 매트 “바이커스 웰컴”을 보게 되다니. 빅토르는 모터사이클 정비뿐만 아니라 여름철이면 래프팅도 함께 즐긴다면서, 맥주를 마신 후 나, 마크, 그리고 알렉스에게 자신의 래프팅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수영을 잘할 줄 모르는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수상스포츠가 그다지 재밌어 보이지 않는다. 거실 마루에 가져간 침낭을 펴자 몸이 알아서 누에고치로 변신한다.
카자흐스탄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이문배 서기관 앞으로 새로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보냈다며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여러 사람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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