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러시아(09.07.28~)

2009. 8. 5 (수)

SangJoon Lee 2009. 9. 10. 18:47

2009. 8. 5 (수)

 

 

 

치타를 향해 출발한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소나기다. 젠장, 오늘도 쫄닥 젖은 채 라이딩이군. 게다가 시원하게 뚫려있던 도로가 갑자기 끊기더니 비포장 도로로 탈바꿈 한다. 빗길에 비포장 도로라, 멋진 하루가 기대된다. 사실 비포장 도로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오히려 가끔씩은 지루함을 없애주는 친구로서 비포장 도로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경험상 10km 달리면 비포장 도로가 끝나는게 지금까지의 경험-100km 펼쳐진 비포장 도로를 아직 경험하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이었다. 오늘도 그러겠지 싶었는데, 왠걸, 50km를 달려도 비포장이다. 비까지 더해지니 진창길도 이런 진창길이 따로 없다.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그친다. 그리고 이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군다. 종잡을 수 없는 시베리아의 여름 날씨. 뙤약볕을 몇 시간 달렸을까, 각자의 BMW GS 1200을 타고 세계여행 중인 미국인 라이더 둘을 만났다.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는 그들이 내게 미국식-면을 잘게 으깨서 죽처럼 만들어버린-으로 끓인 라면을 권한다.

 

 

날이 너무 어두워서 ‘베르고르스크’라는 마을에서 오늘의 여정을 멈추기로 했다. 분명 지도상에는 내가 달리고 있는 도로와 베르고르스크가 바로 붙어있는 것처럼 가깝게 그려져 있는데, 도로에서 마을까지 들어가는 데만 10km를 더 들어가야 했다. 지나가는 차를 세워 여관을 묻자, 자신들의 차를 따라오라고 한다. 그리고는 마을 끝자락에 있는 여관까지 안내해 주었다. 큰 방에 여덟 명이 함께 자는 형태의 숙소에 570RU을 내란다. 가격에 불만이지만 이 시간에 다른 여관을 찾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어쩌겠는가, 말 그대로 울며 겨자먹기.

 

 

...경제학원론에서 배웠던 ‘독점의 폐해’를 몸소 체험하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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