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여행준비

러시아 & 카자흐 비자만들기

SangJoon Lee 2009. 7. 14. 01:51

2009. 7. 6 (월)

 

빅뱅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가장 작은 공간을 상상해 본다. 좋다, 이제 그 공간을 천천히 팽창시켜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넓은 공간을 만든다. 잠깐만 그 상태로 머무른다. 자, 이제 다시 그 넓어진 공간을 천천히 수축시켜서 아까보다 작은 점으로 압축시켜보라. 이전보다 작아졌는가? 작아져야 한다. 그래, 그대로 있자. 이번에는 방금 전보다 더 넓게 무한의 공간을 만들어보라. 머리가 아파올 것이다. 왠지 뇌의 부피가 최대의 한계로 느껴질테니. 그 가상고통을 견뎌냈다면 지금까지의 과정을 수차례 머릿속에서 반복해 본다. 반복할 때마다 이전보다 더 응축된 절대점과 동시에 더 넓어진 무한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

가장 작은 공간을 만들어보라. 됐는가? 자, 이제 빅뱅이다. 훈련된 과정 속의 그 ‘서서히’를 생략한다. 어떠한 중간과정 없이 가장 큰 공간을 갑자기 만들어보라. 가능한가? 됐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빅뱅의 피조물이자 동시에 그것의 창조자가 되었다.

빅뱅이 진실이었다면, 그래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물질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지금 이 시간의 우리, 내가 밟고 있을 45억년 전의 지구, 오늘도 빛날 그 50억년 전의 태양은 모두 ‘확률’의 결과물.

이제 여행이다. 빅뱅 이후 무한의 공간으로 퍼져버린 먼지들 사이에 놓여있던 희박한 존재가능성의 확률이 현실로 변해버린 ‘둥근’ 구형의 지구 끝에서 시작되는 처음 그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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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를 통해서 러시아 비자를 신청했다(http://www.aeros.co.kr). 러시아 비자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비자를 동시에 신청했기 때문에 스스로 대사관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을 택하였다.

 

  1. 러시아 비자(1개월 단수)의 경우, 유효기간 7개월 이상의 여권과 반명함판(비자용)사진 1장, 그리고 비자수수료 84,000원과 대행료 20,000원이 필요하다.
  2. 카자흐스탄 비자(1개월 단수)는, 마찬가지로 유효기간 7개월 이상의 여권과 반명함판(비자용)사진 1장, 주한 카자흐스탄대사관에 보낼 비자신청서(자필 편지양식) 1통, 카자흐스탄에 거주중인 초청인(이름, 주소, 연락처), 체류할 호텔, 그리고 현재 자신의 직장명과 주소를 워드로 작성해서 신청시 제출하면 된다. 러시아 비자와 카자흐스탄 비자 모두 신청하면서 총 174,000원이 소요됐다.
  3. 러시아 비자와 카자흐스탄 비자는 각각 1개월의 단수 비자를 발급하는데, 7월24일부터 러시아 비자 사용이 가능하도록 신청을 넣었다(7월24일 ~ 8월23일). 처음에 카자흐스탄 비자 효력 개시일을 8월 20일로 잡고 신청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카자흐스탄 국경까지 1개월 가까이 걸릴 것 같지도 않고 또 카자흐스탄에 8월 중순에 들어가도 한 달 내내 있으리란 보장도 없기에 일주일을 앞당겨 8월15일 ~ 9월14일로 카자흐스탄 비자를 신청 했다.

 

러시아에 비해서 카자흐스탄의 비자를 받는 것이 다소 어려운 것 같다. 무엇보다도 카자흐스탄에 체류 중인 초청인을 찾기가 수월치 않은 과제인데, 다행히 필자의 경우에는 행정고시 2차 스터디를 함께 했던 후배 주환의 매형이 주 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에 근무하고 있었기에 ‘지인’이라는 연결고리를 어떻게든 만들어서 해결했다. 사실 대단한 것 같지만, 인터넷으로 카자흐스탄과 관계된 사업을 하는 업체를 찾아서 카자흐스탄에 주재 중인 업체관계자명과 주소, 연락처를 기입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이 방법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궁즉통(窮則通)’이라 하지 않았던가. 체류할 숙소명은 호스텔스닷컴 등의 여행자숙소 예약 사이트에서 해당국가의 아무 곳이나 찾아 적었다(http://www.hos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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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에 살고 있는 성훈의 집에 들러 저녁을 먹고 있는 중, ‘F650 카페’(네이버)의 다애아빠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드벤처라이더스 카페’(네이버)에 사이드가방과 브라켓이 저렴하게 올라왔다는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서 부러 전화를 해 주신 것이다. 비대면의 온라인 세상에서 나를 이렇게 도와주려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따듯함을 느꼈다.

하지만, 판매자분께 전화를 걸어보니 안타깝게도 그 물건은 벌써 다른 분께서 구매하기로 약속을 잡았다는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상준, 오토바이, 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