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 (월)
2009. 8. 3 (월)
월요일, 하바로브스크를 떠나는 날이다. 어젯밤 월터(왼쪽 사진)가 러시아어를 할 줄 모르는 나를 위해서 여행에 ‘딱’ 필요한 러시아어 모음(단어장: 여행 내내 이 서바이벌 러이아어를 정말 긴요하게 썼다)을 A4용지 2장에 만들어줬다. 오전에 식사를 마치고 토니일행은 나를 위해 일부러 핸드폰 가게에 가서 핸드폰 구입을 도와주었다. 서울에서 로밍서비스를 받아 간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방식과 달리 GSM방식 핸드폰은 폰을 구입하면 국가가 바뀌더라도 해당 국가에 가서 심카드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여행을 하면서 누군가와 계속 연락을 취하려면 핸드폰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핸드폰을 만들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웨스턴유니언’ 간판이 보이자, 토니가 직접 나를 데리고 웨스턴유니언 건물로 들어간다. 그리고선 내가 여행경비를 잃어버릴 경우 웨스턴유니언을 통해 어떻게 여행경비를 조달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었다.
......
만남은 언제나 헤어짐과 함께 온다. 나에게 정말로 많은 도움을 준 토니, 테리, 월터와 헤어질 시간이다. 만남이 곧 헤어짐이고 헤어짐이 바로 또 다른 만남을 예정하는 것이기에 아쉽지만 하바로브스크의 끝자락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운 다음 바로 앞에 있는 갈래길에서 나와 이뚜까 9호는 서쪽으로 아무르 강을 건너기로, 그리고 그들은 시비리스키익스트림 프로젝트에 따라 미지의 땅인 시베리아 북쪽, ‘뼈의 길’을 향해 서로의 스로틀을 당겼다.
......
오늘은 무리를 하지 않기로 작정하고 200km 떨어져 있는 가장 가까운 도시인 ‘비르비잔’을 목적지로 향해 나아갔다. 몇 차례의 소나기를 맞아가며 달리고서야 드디어 비르비잔에 도착했다.
론리플래닛과 함께 가지고 간 러시아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정보를 믿고 비르비잔의 유일한 호텔인 호텔 보스톡에 찾아갔다. 카운
터에서 숙박비를 물었는데 여행책자와 달리 하루에 1,800RU이라고 한다. ‘으악, 비싸다’는 생각에 호텔 밖으로 나와보니 누군가가 자신의 집에서 1,000RU에 재워준다고 제안을 해온다. 순간 800RU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호응할 뻔 했다. 그러나 이내 블라디보스톡에서 겪은 첫날의 아픔이 떠올라서 800RU 더 주고 호텔 보스톡에서 숙박하기로 마음먹었다.
오전에 만든 핸드폰으로 한국에 전화를 걸었는데 러시아어로 뭐라고 기계음만이 반복될 뿐 연결음이 들리지 않는다. 국제 전화가 안 되는 것 같기에 호텔 앞의 MTC 상점에 들러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문의하자, 상담원과 연락을 취하더니 내일부터 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 혼자의 여행이 다시 시작됐다.
- 러시아 핸드폰(GSM 심카드폰)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비자와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발급받은 비자등록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호텔 주변의 핸드폰 가게(주로 붉은색 간판의 MTC)에서 가장 저렴한 핸드폰(새 제품의 경우 대략 1500RU 안팎)과 심카드 (약 200RU)를 구입한다.
- 먼저 *100#를 눌러 사용가능 잔액을 확인한다. 그리고 MTC가게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교통카드 충전하듯이 심카드를 충전하면 된다. 대부분 ‘+7...’번을 부여받게 되지만, 심카드 충전기에는 +7대신에 8로 시작하는데(MTC의 경우) +7과 8을 같다고 보고, 자신의 나머지 번호를 입력하면 충전이 완료된다. 다른 사람의 번호를 입력하게 되는 경우에 충전액이 다른 전화번호로 가게 된다.
- 충전이 완료되고서 약 10분 후에 *100#을 눌러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잔고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