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Joon Lee 2009. 9. 7. 13:49

2009. 7. 28 (화)

 

이것저것 정리를 하느라 밤을 새고 새벽 4시에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어머니께서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멀리 여행 떠나는 아들을 위해 간단히 아침을 차려 주신다. 따듯한 국물에 밥을 말아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5시에 집을 나와서 드디어 속초로 향했다. 아직 해가 떠오르기 직전, 힘껏 액셀레이터를 감았다.

 

 

2시간 넘게 달렸을까, 홍천 휴게소가 보이길래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아직 선선한 새벽공기 속에서 바리바리 짐을 싣고 달려온 내가 신기해서일까, 사람들이 하나 둘씩 주변으로 다가와 쳐다본다. 홍천휴게소에서 이뚜까 9호를 주차시켜 놓은 채 짐을 감싼 끈이 느슨해진 것을 발견하여 힘껏 끈을 당겼는데 아뿔싸, 제자리에서 ‘콰당’ 하고 넘어진다. 그냥 살포시 넘어지기만 하면 될 것을 그만 옆에 주차되어 있던 포르테 승용차 오른쪽 앞 휀더를 망가뜨리고 말았다. 승용차 주인분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린 다음 가입한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사고처리를 했다. 이것도 여행 전에 치러야 하는 ‘액땜’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속초로 향한다.

 

 

오전 10시까지 속초항에 와서 서류 및 승선준비를 해야 한다고 알려주어 새벽 일찍 출발했고, 속초에 도착했더니 동춘항운의 직원은 연신 기다리라고만 한다. 하릴없이 앉아있던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속초 시내에 가서 점심을 먹고 1시까지 오라고 말한다. 속초에 왔으니 서울에서 접하지 못하는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배가 드나드는 곳으로 향하였다. 여러 가게에 ‘물곰탕’이라고 적혀있길래 그것을 시켰더니 생선찌개가 나왔다. 그런데 일반적인 생선찌개와 달리 물컹물컹한 느낌이 그다지 내 입맛을 당기지 않는다. 속초 중심가를 천천히 둘러보고서는 3개월 동안은 머리 깎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중심가의 미용실에 들러 이발을 했다. 거울 속의 나의 모습, ‘차라리 5mm로 밀어달라고 그럴 걸 그랬나보다’ 싶은 생각이 스친다.

 

 

2시에 수속을 하고 3시에 승선을 마쳤다. 드디어 러시아로 출발이다.

 

 

 

(이상준, 오토바이, 세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