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륙횡단(09.7.28~09.11.07)/러시아(09.07.28~)
2009. 8. 21 (금)
SangJoon Lee
2009. 9. 16. 23:09
빅토르의 바이크에 탠덤을 해서 정비소로 향하였다. 오늘도 오전에 빅토르는 내 이뚜까에게 신경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바쁘다. 오후가 되어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자 휘어진 포크와 휠, 그리고 부러진 주둥이 부분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수차례 힘을 가해 포크, 삼발이를 조정해 보지만 휘어진 삼발이는 꿈쩍조차 않는다. 역시 최후의 방법만이 남게 되었단 말인가. 부품교환. 유럽에 들어가게 되거든 부품교환을 고려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아니, 나중에 미국횡단을 위해서라도 이건 필수일 듯 하다.
종잡을 수 없는 시베리아의 날씨답게 화창했던 아침과 달리 오후 늦게부터 세차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빅토르는 자신의 집에 다른 라이더가 오기로 했다면서 그들을 맞으러 빗속을 뚫고 가와사키를 몰고 사라졌다.
빅토르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레나와 함께 처음으로 노면전철인 ‘트램바이’를 타게 되었다(9RU). 저녁 늦게여서일까? 트램바이 안의 사람들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밤 늦게 바르나울 아랫지방에 사는 러시안 라이더 커플 옥시와 알렉스가 빅토르와 함께 그의 집에 도착했다. 와인 한 잔과 러시아어로 이뤄지는 담소. 나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연신 웃음만 짓는다.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누에고치 되기.